수비도 안 되고 역습도 안 되는 스리백, 홍명보 감독이 고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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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도 안 되고 역습도 안 되는 스리백, 홍명보 감독이 고집하는 이유는
홍명보호는 이번 2연전에서 수비 조직력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페널티 박스 안에 수비 숫자는 충분했지만, 간격이 벌어지거나 대인 마크가 엇박자를 내며 순간적으로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장면이 반복됐다. 코트디부아르와 오스트리아 모두 한국 윙백(측면 수비수)의 뒷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중앙으로 내주는 컷백 패스로 손쉽게 골을 만들어냈다.
윙백의 공수 전환 속도가 늦어서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수적 열세에 몰리는 상황도 이어졌다. 공격을 위해 전진한 윙백의 뒷공간을 센터백이나 수비형 미드필더가 커버해야 했지만, 유기적인 움직임은 이뤄지지 않았다. 임형철 축구 해설위원은 “윙백이 내려앉으면 공격 전개가 되질 않고, 윙백이 올라가면 수비가 비어지는 문제가 계속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해설위원 A씨는 “우리 수비가 일대일 능력이 좋은 상대팀과의 경합에서 약세를 보이는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했다.
황인범이 빠진 중원에서는 창의적인 전진 패스 대신 상대 압박을 피해 뒤로 공을 돌리기에 급급했다. 결국 공격에선 손흥민, 이강인 등의 개인 기량에 의존했는데 결국 ‘한 방’은 터지지 않았다. 또다른 해설위원은 “득점 루트가 어느 정도 정립이 되어야 하는데 공격 조합도 맞춰지지 않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홍명보 감독이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에서 처음 스리백을 꺼내 든 이후 꾸준히 지적돼 온 부분이다. 월드컵 예선에서 사용했던 포백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스리백의 세부 전술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지만, 수개월째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홍 감독이 스리백을 고수하는 배경에는 공중볼 경합에서 우위를 점하는 등 ‘피지컬 싸움’을 중시하는 철학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백 체제에서도 중앙 미드필더로 박용우와 원두재 같은 장신 자원을 기용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홍 감독은 여러차례 “상대 롱 볼에 대응하려면 장신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체격 조건이 좋은 센터백을 한 명 더 둘 수 있는 스리백을 선택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가동하려면 중앙 수비수들이 패스 능력과 스피드를 고루 갖춰야 하는데, 한국은 김민재 외에는 세계적 수준의 센터백이 드물어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A 해설위원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약해서 스리백을 시도한 듯 한데, 현재 대한민국 선수단은 스리백을 쓰기엔 윙백 포지션이 약한 편이고, 중원은 수적으로 줄어드니 현재는 스리백의 단점이 더 많이 드러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대표팀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스리백을 경험한 경우가 적어 홍 감독의 스리백 전술 운영을 단기간에 소화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이번 유럽 원정 2연전에서 스리백을 고집한 결과가 좋지 않았던 만큼, 지금이라도 새 판을 짠다는 생각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조금 더 쉽고 익숙한 전술로 선수들이 각자 기량을 더 발휘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주는 게 나아보인다”고 말했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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